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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재성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18)

by 깨우는자동훈 2022. 8. 27.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의 통합적인 이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에 대해서 두가지로 구별한다고 해서, 이 두 가지 측면들이 완전히 분리된 두가지 별개의 부분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능동적 순종은 어디까지 만이고, 수동적 순종은 어느 부분부터 어떤 내용만을 말한다는 식으로 각기 따로 분리시킬 수도 없다. 성경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순종에 대한 증언들을 살펴보면, 선명하게 두 가지로 딱 분리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이 두 가지 내용을 다 포함해서 총체적으로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다. 대부분의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두 순종에 대해서 구별은 하되 분리시키지 않는 것으로 특정시키는데, 이러한 순종은 유일무이하며 독특하고 깊고도 오묘한 그리스도의 풍요하심 때문이다.

 

우리가 능동적순종과 수동적순종이라는 두 용어를 가지고 설명할 때, 예수님의 순종을 기계적으로 딱 두 쪽으로 분리하려는 의도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사야서 53장에 고난당하는 종을 근거로 하여, 존 머레이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것은 능동적 순종이고, 고난 당하신 것은 수동적 순종이라고 재규정했다. 두 가지 모두 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성취하신 것이고, 죄에 맞서서 거룩하게 되도록 노력한 것이다. 머레이 교수는 특별히 그리스도의 순종은 고난을 통해서 차츰 점진적으로 성취된 것이라고 성경적으로 입증하였다(5:8). 어린 시절부터 점차 성장해 가면서 완전하게 율법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다가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성인의 순종을 보여주었다(2:8). 예수님은 점차 아버지의 사랑 가운데서 성장했다(2:52). 성부와 성자 사이의 인격적 관계가 보다 더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레이의 순종에 대한 설명은 더 나아간다.

 

순종은 추상적으로나 혹은 기술상으로 생각되어져서는 안된다. 완전한 인격체의 모든 자원들이 총동원 되어지는 것이 순종이다. 그의 인격 속에 순종이 자리한다. 순종은 그분의 완전한 구현이다. 우리는 그 순종의 혜택을 받는 자들이 되었다. 그분과의 연합을 통해서 참여하는 자가 되었다. 이것은 구원론의 중심 진리가 그리스도와의 교통과 연합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확증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율법 아래 나신 자(4:4)”로서 그리스도의 순종을 다루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중요본문들을 기억해야만 한다. 특히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111항에서 "칭의와 그리스도의 의로움의 전가교리"를 입증하는 말씀으로 제시되었던 성경본문들은 다음과 같다: 로마서 4:5-8, 고린도후서 5:19, 21, 로마서 3:22-28, 디도서 3:5-7, 에베소서 1:7, 예레미야 23:6, 고린도전서 1:30-31, 로마서 5:17-19절 등이다.

 

성경은 칭의가 이중적인 선물임을 강조한다. 먼저는 그리스도가 오셔서 허물이 그치고, 죄가 끝나며, 죄악이 용서받고, 영원한 의가 나타나게 되었다(9:24). 개인별로는 믿음을 성령의 선물로 주사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믿는 자들을 의롭다고 인정하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죄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묻지 않으신다. 바울 사도는 로마서 4장에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 성도들에게 전가되는 교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며, 이를 의로 여기셨다"고 선언했다(4:3). 이 말씀은 창세기 156절을 인용한 것이며, 그 밖에도 많은 구약성경 본문들이 관련되어 있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복을 내려주신다(3:13-14). 신자들은 죄의 용서를 받으며, 기업을 유산으로 얻는 권리를 갖게 된다(26:18). 스가랴 선지자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준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더러운 옷을 벗기시고 의로운 옷으로 갈아입히신다(3:1-5, 61:10).

 

칭의와 전가의 기초가 되는 순종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해서 죄에 대한 심판이 있었고,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전가 받은 자들에게는 의롭다 하심이 주어진다.

 

바울서신 로마서 118절에서 216절까지를 살펴보면, 하나님께서는 타락 이전에 아담과 이브에게 순종의 명령을 내리셨다고 증거한다. 창조를 하신 직후에, 하나님의 속성들 가운데서 정의를 요구하신 것이다. 아담의 불순종은 둘째 아담,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게 되었다(5:19).

 

수많은 종교개혁 시대의 신앙고백서들과 교리문답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본 성경말씀 중에 하나가 로마서 4장이다. 바울 사도는 "무엇으로 간주한다, 혹은 여기다"는 뜻을 가진 헬라어, "로기조마이"를 열한 번 사용했다(4:3, 4, 5, 6, 8, 9, 10, 22, 23,24). 바울 사도가 이 용어를 엄청나게 강조했음을 누구든지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로 나오는 로마서 43절은 창세기 156절을 인용한 말씀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이를 의로 여기셨다”. 바울 사도가 어찌하여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 가장 믿음이 큰사람이요, 믿음의 조상이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구절이다. 우리는 본문에서 믿음과 의로움의 전가교리의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이어지는 로마서 5장에서는 논리적인 발전이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512절에서 21절까지, 아담의 불순종과 그리스도의 순종이 대조를 이룬다. 아담은 형벌과 죽음을 가져왔고, 그리스도는 순종을 통해서 은혜와 영생을 가져왔다. 영생은 하나님의 작정이나,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 두 사람의 역사적 행동과 순종이 관계된 일이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순종을 마지막 골고다의 고난과 죽음으로만 기술하지 않았다. 아담의 불순종이 그의 전 생애에 걸쳐서 이뤄진 것처럼, 그리스도의 순종도 역시 전 생애의 온전한 순종이었다.

 

누구든지 아브라함처럼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죄악을 그냥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순종의 사역을 통해서 지불하도록 하셨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후서 517절로부터 21절까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의로우심을 기술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의로움이 되었다. 고린도후서 5장의 배경이 되는 말씀이 이사야 4318-19절과 6517절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세상과 화목을 이루셨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관련되는 본문인데,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대속적 고난과 대표적 순종에 의해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 바울 사도는 자신이 율법을 지켜서 의롭게 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대표적인 율법준수를 통해서 성취된 의로움을 믿음으로 전가 받는다고 강조했다. (계속)

김재성 교수

김재성 박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개혁주의 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칼빈의 신학사상과 정통개혁신학의

흐름과 주제들과 주요 신학자들을 추적하여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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