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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재성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11)

by 깨우는자동훈 2022. 8. 5.

능동적 순종은 온 생애 동안 율법 전체에 대한 순종이다

 

첫 사람 아담과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은 인간으로 태어나신 이후부터 공생애 사역 기간 내내 지속되었다고 신약 복음서가 증언하고 있다. 그저 단번에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만 순종을 성취하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보다 더 큰 안목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살펴보았지만, 온전하신 순종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도는 첫 출생부터 생애 전체를 통해서 모든 율법을 지키시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세례와 함께 시작된 순종이 전 생애 동안에 진행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칼빈의 저술에서는 능동적 순종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수동적 순종의 측면과 구별을 제시하였다. 순종의 두 가지 특성에 대한 통합적 해석은 칼빈의 주석에 담겨있다. 칼빈은 로마서 519절에 대한 주석에서,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 내용을 정확하게 제시한 바 있다. 칼빈의 주석에서 앞부분은 수동적 순종에 관련된 설명이고, 뒷부분은 율법을 지킴으로 얻어지는 능동적 순종의 영역을 해설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었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아버지 하나님을 흡족하게 해 드리심으로써 우리를 위한 의를 확보하신 것임을 알게 된다. 이것으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의의 실체는 그리스도 안에 있고,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속한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사도는 이 의로움을 순종하심이라고 부름으로써, 이 의로움이 어떤 종류의 의로움인가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기 위해서 행위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자 한다면, 율법의 일부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 전체를 순종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칼빈 사후,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전 생애 동안에 하나님의 율법을 준수하신 것을 능동적 순종이라고 구별하여 표기했는데, 이것은 매우 희생적인 동기에서 고난과 죽으심에 집중하는 속죄교리로 인해서 쉽게 간과되어버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능동적 순종은 너무나 중요한 요소로서, 그리스도가 삶의 전 과정을 통해서 율법을 지키셨으므로 전혀 죄가 없으시며 의로우심을 입증하였다.

우리 죄인들이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는 없지만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의로움을 전가 받기 때문이다. 루터와 칼빈은 칭의를 법정적 선언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통해서 성취된 것을 전가 받음으로써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생애를 다룬 복음서의 수많은 구절들은 공생애 동안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서 예수님이 적극적으로, 기꺼이, 능동적 순종을 하셨음에 대해서 증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복음을 증거하는 부분은 있지만,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기록은 매우 적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서의 기록 목적을 이해할 때에, 왜 그것들만을 남기게 되었는지, 왜 다른 부분에 관한 기록이 없는지에 대해서 지나친 상상이나 허망한 사색에 빠져서는 안 된다.

 

예수님의 능동적 순종의 대표적인 모습은 광야에서 시험을 받을 때 드러났다. 첫 사람 아담은 에덴동산에 있을 때에 시험을 당하여 실패하였다. 둘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지독한 굶주림과 목마름과 배고픔에 놓여져 있었을 때, 그러한 광야의 상황 속에서, 사탄의 시험을 받았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사탄의 제안을 거부하고, 아담과 이스라엘이 언약을 파기했던 자율주의에 빠지지 않았다. 족보상으로 보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 아담으로부터 내려온 직접적인 후손이다(3:38). (계속)

김재성 교수

김재성 박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개혁주의 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칼빈의 신학사상과 정통개혁신학의

흐름과 주제들과 주요 신학자들을 추적하여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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