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담,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
바울 사도는 기가 막힌 대조법을 사용하여, 첫 아담과 둘째 아담, 예수 그리스도를 각각 두 부류의 대표자로 제시하였다. 로마서 5장 12절부터 21절에서 설명한 핵심은 아담의 불순종과 그리스도의 순종이다. 아담은 하나님의 법을 거역했고, 그로 인해서 인류에게 죄가 들어왔고, 죽음에 처해졌다. 바울 사도는 부활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두 사람의 대조를 사용한다.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주는 영이 되었나니”(고전 15:45). 처음 창조는 첫 사람 아담과 관련 있었으나, 새 하늘과 새 땅은 마지막 아담의 부활과 관련 있다. 구원과 관련된 체험은 부활에 의해서 시작된 새로운 창조 안에서 실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은 우리의 구원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아담처럼 살아가는 모든 인류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된 의로움을 믿는 자들에게 전가시켜 주시고, 성령의 적용하심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가 되어 구원의 모든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복음이 선포되었다. 아담과의 정반대로, 예수 그리스도는 전 생애 기간 동안에 모든 율법에 적극적으로 순종하시고, 아담의 실수를 온전히 회복하셨다.
신약 복음서는 인류의 구원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에 대해서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전 생애와 사역을 통해서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자세히 다루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복음의 내용으로서 매우 중요하지만, 복음서는 단지 예수님의 마지막 사역에 대해서만 집중하지 않았다. 탄생부터 전 생애에 대해서 언급했고, 하나씩 하나씩 전 생애를 통해서 이뤄진 일들이 담겨있는 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확증들이다.
로마서 5장 12-21절에 보면, 아담으로 인해서 사망이 온 인류에게 왔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이 주어졌음을 극명하게 대조해 놓았다. 존 머레이 교수는 아담의 죄가 모든 인간과 후손들의 것으로 간주되어졌다는 전가의 내용을 네 가지로 설명하였다.
1) 아담의 죄와 모든 사람의 죽음과의 긴밀한 연합
2) 아담의 죄와 모든 사람의 정죄와의 밀접한 연합
3) 아담의 죄와 모든 사람의 죄가 긴밀히 결합 됨
4) 그리스도와 아담 사이의 본질적인 대조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는 의롭다고 하는 선언을 듣게 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이 의롭기 때문이다.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이 골고다에서 이뤄졌다거나, 십자가에서 수행되었다는 지적이 없다.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해서 주어지는 속죄뿐만 아니라 칭의와 성화는 모두 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 주어지는 것이므로 분리될 수 없다. 개혁주의 신약학자 리델보스는 이 연합이 “실제적이며, 대표적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우주적이고도, 종말론적인 성격”이 포함된다고 풀이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약의 성취로 제시되는 구원의 객관적 준비와 각 사람에게 적용되는 구원의 주관적 수용이 모두 다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기초해서, 즉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통해서 의가 완전히 실현되어서, 영생과 축복이 죄인에게 주어졌다. 인간의 모든 비극은 두 갈림길에서 아담의 길로 따라가는 데서 빚어진다. 모든 인간은 한순간도 지체하지 말고, 어서 빨리 아담의 길에서 돌이켜야 한다. 후회할 일들을 하다가는 패망하게 되므로 더 늦기 전에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야만 한다.
예수님께서는 도덕적인 율법의 특성을 분명하게 제정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7,18). 율법은 반드시 사람에 의해서 성취되어지고, 완성되며, 이뤄져야 한다. 물론, 예수님만이 이 사역을 감당하실 것이다.
자칭 의롭다 하는 율법사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하고 묻자, 예수님은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느냐”고 반문했다. 레위기 19장 18절, 신명기 6장 5절에 나온바,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라고 대답했다. 예수님은 “네 대답이 옳다,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고 말씀하셨다(눅 10:28). 예수님은 마가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였고, 이것은 “새 계명”이라고 강조했다. 칼빈은 “새 계명”이란 이전의 옛 계명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강조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계속)
김재성 박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개혁주의 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칼빈의 신학사상과 정통개혁신학의
흐름과 주제들과 주요 신학자들을 추적하여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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