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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재성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3)

by 깨우는자동훈 2022. 6. 25.

그리스도의 온전하신 순종

칭의교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이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우리의 것으로 전가 받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순종에 근거한다. 그리스도의 의로움이란 그의 온전하신 순종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그가 성취하신 의로움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의로움과 온전하신 순종을 떼려야 뗄 수 없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그리스도의 의로움의 전가교리를 받아들이는 개혁신학자들이 당연히 그리스도의 순종에 대해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인해서 성취된 의로움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데, 하나님께서 그의 의로우심을 전가시켜 주시기 때문이다.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하나님을 향한 그리스도의 온전하신 순종을 강조하면서, 그 내용에 있어서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으로 구별하였다. 의로움의 전가교리는 그리스도의 온전하신 순종에 기인하고 있으면서도, 특히 능동적 순종이 가장 역동적인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하나님의 인류 구속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큰 전망과 넓은 구도에서 생각하여 보자. 만일 그리스도가 모든 율법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능동적인 순종을 하지 않았다면, 죄 없으신 어린 양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전가시켜 줄 아무런 근거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 없다면, 결코 믿음으로 인하여 주어지는 칭의가 성사 될 수도 없으며,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칭의와 의로움의 전가교리에서 본질적인 구성요소이다.

 

그리스도의 온전하신 순종을 편의상 두 가지 용어로 구별하는 것은, 하나의 완전한 순종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요, 결코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완전히 분리시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완전하신 그리스도의 순종은 공적인 사역을 감당하면서 그리스도가 일평생 동안 순종을 했고, 또한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한 것을 모두 다 포함한다. 이 두 가지가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의 내용으로서 칭의의 기초가 된다. 다시 한번, 더 정확한 개념 정리를 위해서 리처드 멀러 교수가 신학사전에서 간략하게 정리한 것을 인용한다.

 

능동적 순종은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죽으심까지, 특별히 그의 공적인 사역 기간 동안에, 죄를 범하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뜻에 완벽하게 순종하셨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수종적 순종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대한 것인데, 그가 그 어떤 저항을 하지 않으면서, 죗값을 치르기 위해서 고난과 십자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말한다.

 

개혁신학자들이 성경을 깊이 연구하면서,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전 생애 동안에 모든 율법을 지켜낸 순종의 내용들을 두 가지 차원으로 구별했다. 예수님의 능동적 순종이라는 용어를 긍정적 순종이라고 설명하는 신학자도 있다. “수동적 순종교훈적 순종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칭의론에 근거하여, 워필드 박사는 이런 능동적 순종을 통해서 성취된 그리스도의 의로움이 믿는 성도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생애를 능동적 순종이라고 불렀다.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마지막에 죽임을 당하는 것은 수동적 순종이라고 구별했다. 헬라어와 라틴어에서 고난을 당하다라는 단어를 영어로는 수동적이고 표현하게 된 것이다. 영어단어 수동적이라는 형용사는 라틴어 파티오르에서 파생되었다. 원래 이 단어는 고난을 당하다라는 동사형에서 나왔다.

 

아직 이런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두 가지 순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해를 돕고자 한다. 개혁신학자들이 사용한 능동적 순종은 인간의 몸을 입고 살아가신 전생애 기간 동안에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하나님의 율법을 온전히 지켜냈음을 의미한다. “수동적 순종이란 그리스도의 생애가 마지막에 이르게 되면서 하나님의 진노를 감당하여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최종적인 복종이다. 겟세마네에서 할 수만 있거든 이 잔을 옮겨주시옵소서라고 땀방울이 피가 되도록 진통을 겪으셨기에, “수동적 순종”, “소극적 순종이라고 규정했다. 그리스도의 수동적 순종이라 함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끌려가듯이 해서 결국에는 마지못해서 복종한다는 뜻이 아니라, “고난과 수난을 당하면서도처참한 처지에 던져지기까지 자원하는 마음으로 복종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희생적 순종이라고 한다면, 두 개녀 사이의 차별화가 훨씬 쉬울 것으로 본다. (계속)

 

김재성 교수

김재성 박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개혁주의 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칼빈의 신학사상과 정통개혁신학의

흐름과 주제들과 주요 신학자들을 추적하여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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