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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재성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22)

by 깨우는자동훈 2023. 1. 6.

 

 

전가교리의 확고한 정립

 

앞에서 살펴본 바대로, 루터와 칼빈의 영향을 입은 후기 종교개혁자들이 17세기의 상황 속에서 성경이 증거하는 칭의와 전가의 교리를 새롭게 정립하여 나갔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루터의 대조적인 용어 사용에서부터 시작되어서,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능동적 칭의와 수동적 칭의라는 개념으로 점차 활용하게 되기까지 논쟁의 과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칼빈의 칭의론은 죄의 용서"와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전가 받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칭의론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순종이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제사장으로서의 완전한 순종에 대해서 정확하게 강조하였다:

 

어떻게 그리스도가 죄를 폐기하고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불화를 제거하였으며, 우리에게 의로움을 획득하여 주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그가 완전한 순종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에게 이것을 제공하였다고 일반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 그가 종의 형체를 입은 순간부터, 그는 우리를 구속하는 해방의 대가를 치르기 시작하였다. 구원의 방식을 보다 확실하게 규정하기 위하여, 성경은 그것을 특별히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이뤄진 것으로 말씀한다. 그러나 그가 일평생 동안 수행한 순종의 나머지도 제외되지 않는다. 우리가 굳게 붙들어야 할 사실은 이것이다. 곧 그리스도께서 자기 자신이 감정을 무시하고 전적으로 아버지의 뜻에 자기 자신을 굴복시키고 복종하지 않았다면, 하나님께 합당한 희생제물이 드려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칼빈의 저서에서 강조된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그의 후대 신학자들이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의 개념을 구체화해 나가는 교리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능동적 칭의와 수동적 칭의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루터와 루터파 신학자 메니우스가 사용했던 능동적, 수동적이라는 개념을 창조적으로 활용하였다. “능동적 칭의는 그리스도의 객관적 사역과 택함 받은 자들에게 주시는 의로움의 전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했다. "수동적 칭의"는 믿음으로만 얻는 그리스도의 의로움의 주관적 수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립하기에 이른다. 종교개혁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생각할 때에는 논리적으로는 능동적 칭의가 수동적 칭의보다 선행한다. 구원의 서정에서, 능동적 칭의는 중생과 믿음보다도 더 앞선다. 17세기 개혁주의 정통신학자들에게는 전가교리를 설명함에 있어서, 능동적 칭의와 수동적 칭의로 구별해서 설명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에서 교수로 사역한 개혁주의 신학자 트렐카티우스(1573-1607)가 능동적 칭의와 수동적 칭의개념을 사용한 초기 신학자들 중의 한 사람이었고, 케커만과 트위스도 역시 동일하게 사용하였다. 이들은 그리스도와 그의 공로를 풀이하면서도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으로 구별하였고, 이에 근거해서 능동적 의로움이 성도에게 내재 된 의로움이라고 보았다. 반면에, 수동적 의로움은 완전히 수단적이요, 수용적이다. 네덜란드 개혁신학자 마코비우스(1588-1644)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은 능동적 칭의, 인간이 성취하는 것은 수동적 칭의로 나누었다.

 

스위스 개혁신학자 볼레비우스(1589-1629)기독교신학총론(1626)에서 트렐카티우스와 같은 입장에서 두 가지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주로 로마 가톨릭의 칭의교리를 비판하는데 이 두 가지 개념을 사용하였다. 볼레비우스는 칭의에서 능동적 요소가 그리스도의 전체 속죄의 전가라고 규정했다. "칭의의 형식은 두 가지 행동으로 표현되었는데, 죄의 용서와 의로움의 전가이다." 반면에 수동적 요소는 죄로 인하여 비참한 인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택함을 받아서, 믿음을 부여받는 것이라고 구별하였다.

 

청교도 신학자들의 비전이 담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648)에 보면, 그리스도의 보속과 순종을 성도가 전가 받는다는 것을 강조하였다(111). 동시에, 상당히 놀라운 논쟁을 해소해야할 곤경에 처해 있었는데 "신율법주의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신율법주의자 리처드 백스터는 루터와 칼빈의 칭의론을 거부하였다. 그는 이중적 칭의"를 말하면서, 첫 번째 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고, 두 번째 의는 죄인의 믿음과 회개라고 주장하였다. 거의 로마 가톨릭의 구조와 비슷한 내용인데, 이는 그가 반 종교개혁운동의 선동가들에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백스터는 결국 인간의 선행이 칭의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입장이었다.

 

이에 맞서서, 윌리엄 트위스(1578-1643)가 능동적 칭의는 하나님의 작정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칭의가 하나님의 영원하신 결정, 즉 영원으로부터 오는 것임에 대해서 주목하였다. 칭의는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전가 받는 것이요, 칭의의 성격은 오직 하나님께서 단독적으로 주관하시는 것이며, 영원 전에 택하신 자들에게만 의롭다 함이 주어진다는 점을 심도있게 강조했다.

 

김재성 교수

김재성 박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개혁주의 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칼빈의 신학사상과 정통개혁신학의

흐름과 주제들과 주요 신학자들을 추적하여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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